딸아이와 남사친으로 지내던 캐나다 친구와의 관계는
엄마들끼리의 차곡차곡 쌓여진 우정과 친분에도
종말을 맞았다.
우리 엄마들끼리 김칫국만 들이키던 6개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것이란 말인가…
그 ‘Long distance ‘를 이겨내기엔
둘의 나이가 어려도 너무 어린거엿을까…
딸은 약 4개월을 힘들어하더니
다시 회복되어 명랑을 찾았다.
그러다가 난데없이 갑자기 어느날
친구의 소개로 다른 사내아이를 소개받더니
지금 6개월째 열애중이다.

이번엔 남사친으로 끝날것같지 않다.
부산에서의 첫만남이후,
둘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잠시도 떨어져 있지 못했다.
남자아이는 지난번 머슴아보다 세살이 많았다.
나이가 더 많아 그런지 성격이 틀려서 그런지
더 적극적이고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딸아이보다 여러모로 경험도 풍부했다.
그나이에 경험이 풍부해봤자하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남자아이는 미국인 아버지와 멕시코인 엄마사이에서
미쿡인으로 태어났고,
13살부터 공부하며 일을해서
스스로 모은돈으로 차도 사고
또한, 서울에 있는대학에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오기위해
열심히일해 돈을 모았다고 한다.
부모에게 도움받지 않고
스스로 알바를 뛰어 대학 등록금도 해결할정도로
생활력이 뛰어난 아이라는걸 알고나서
난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우리딸은 내가 잘못키워서인지…
경험도 없고 경제관념도 없기때문이다.
그렇다고 명품을 사거나
쓸데없이 사치를 부리지는 않지만
어디가서 알바 한번한 경험조차 없기에
너무 비교가 되는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난 오래가봐야 지난번 아이처럼
그냥 남자아이가 한국에 머무는 6개월동안만 잘지내다가
서로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겟지 하고 생각했건만,,,

지금 나는 그남자아이의 부모를 만나러
펜실바니아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타기위해
LAX 공항안 59번 게이트에 앉아있다.

딸아이가 여러친구들과 함께 부산에서 그를 만나
그들과 무리지어 함께 서울과 부산을 오갈때만해도
나는 이런날이 오리라고는 생각지못했는데…

우리딸아이가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기위해 한국을 출국하기 2주전
그학생도 한국에서의 학업을 마치고 펜실바니아로 가더니
3월초에 켈리포니아로 와서
우리부모님에게까지 인사를 드리고 갔다.
대단한 추진력과 적극력을 고루 겸비한듯했다.

그리고는 어느새 우리를 그쪽으로 초대했다.
난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
내가 미쿡인 사위를 보게 되려나…?
그것도 한국사람도 아닌 미쿡사람을
미쿡이 아닌 한국에서 만날줄이야…
사람일이란 진짜 모르는거다.

두아이가 내년엔 학업을 마친다.
남자아이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우리딸은 대학을 졸업한다.
둘이 졸업을하면 아마도 식을 올리자고 할것같다.
벌써 그부모들은 두아이들을 위해서
펜실바니아 피츠버그 다운타운 근방에
랜드를 사서 집까지 지을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그동네로 그가족을 만나러 현재 내가 가고 있는 것이다.

급하게 가면서 생전처음 저가항공을 타려고 한다.
딸아이는 이미 3일전 뉴욕 아들집으로 가서
오빠와 만나 3일을 지낸후 나보다 하루전 펜실바니아로 미리 갔다.

사진으로 접한 아들은 살이 많이찌고해서 그런지
몸이 썩 건강해보이지 않았다.
목주변이 부어서 갑상선 문제가 있는듯해보였다.
집을 떠나기전까지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병원을 다녔었는데
그후론 첵업이나 제대로 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로부터 물려받은 몹쓸병이다.
하지만 난 씬지로이드 호르몬약을
사춘기이후로 평생 먹을줄알았는데
두번의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혈액검사에 갑상선 호르몬의 수치가
정상이 된지가 벌써 20년이 지났기때문에
약을 끊은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런데 아들은 아직도 달고사는모양이다.
뭐가 많이 힘든가… 은근 걱정이 되었지만
물어보기가 좀 불편하다.

아무리 같은뱃속에서 나왓다지만,
성격이나 취향도 확연히 틀린 두아이가 내아들과 딸이라니…
두아이 모두가 나와는 안닮아서 마치 전남편과 죽은남편 둘이
부둥켜 안고 찍은 이상한 기분까지 들었다.
내새끼들… 그 사진에 왜 항상 나는 빠져있을까…

저가항공 Spirit 은 깨끗하고 상쾌했지만
저가항공답게 참으로 치사하게 굴었다.
물한모금도 돈을주고 사마셔야하고 단하나라도 공짜란게 없엇다.
체크인가방은 물론이고 캐리온 가방까지 돈을 내라하다니…
가방하나에 80불 이상을 내라하면
왕복 가방값으로 거의 200불을 내야하는데
그러면 저가항공을 왜 타냔말이다.
이박삼일 여정을 나는 처음으로 가방하나없이
간단한 배낭하나 메고 비행기를 탄다.

예비사위의 가족과 함께 펼쳐질 새로운 세상이 몹시 기대된다.
새벽5시 도착이라 나보다 하룻밤 먼저 도착한 딸이
남친과 공항에 나온다고 한다.
펜실바니아 피츠버그의 공기는 어떨까….
그의 가족은 또 어떤사람들일까…
별다른 선물이 생각이 안나서 덧신을 짜서 들고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