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동굴 벽화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호주 그리피스 대학의 연구진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동굴 벽화가 약 5만1200년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벽화는 지난 2017년 발견된 그림으로, 큰 붉은색 멧돼지 주변으로 세 명의 사람이 흩어져 사냥하는 장면이 희미하게 담겼다. 막심 오베르 그리피스대학 고고학자는 약 6만5000년 전 호주에 도착하기 전 동남아시아를 통과한 최초의 인류 집단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이어 "이것은 스토리텔링의 가장 오래된 증거"라며 "초기 인간이 예술을 통해 이처럼 정교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인간의 인지적 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새롭게 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5만년의 장벽을 처음 넘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진이 레이저 절삭 기술과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새로운 연대 측정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오베르는 이 기술은 이전 우라늄을 활용한 방법보다 더 정확하고 쉽고 저렴하고 빠르며 더 작은 암석 샘플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리피스대 연구진은 앞서 지난 2019년에도 인도네시아에서 4만4000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동굴 벽화를 찾아낸 바 있다. 연구진은 이 그림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결과 4만8000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벽화에는 인간 3명과 돼지 1마리가 그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이를 인간과 돼지의 상호 작용이 담긴 것으로, 그 시대의 '스토리텔링' 증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