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17일 

제출일까지 꼬박 하루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과제물을 붙잡고 이렇게 끙끙거려보기도 처음이지 싶다. 

때로는 잘 써지는데도 불구하고 엄살 피운 적도 있었고,

때로는 잘은 못썼어도 대략 장수는 맞출 수 있었던 적도 있었고,

때로는 흐르는 물처럼 술술 잘 써지던 적도 있었건만,

이번에는 죽어라 글이 써지지 않는다.

친구 중에 일이 많거나 고민거리가 많으면 잠으로 푼다고 하는데

내가 요즘 딱 그 친구랑 같다.

그러다 또 제정신이 돌아오면 스스로에게 묻는다.

잘 거 다자고, 놀 거 다 놀면서 무슨 공부를 하겠는가.

정말 뭐든지 마무리가 제일 힘들지 싶다.

앞으로 남은 두 과목만 눈 딱 감고 열심히 해보자.

그리고 방학하면 그때 신나게 노는 거야! 

슬럼프에서 허덕이는 나를 위로한답시고

Everyman's Library Pocket Poets 시리즈를 왕창 주문한 오늘. 

책꾸러미가 도착한 날.

웃는 얼굴로 상자를 열어볼 수 있도록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