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20일

어제 슈퍼마켓에서 내가 집어든 배추 한 포기를 막무가내로 빼앗으며 제발 이러지 말고 그냥 김치는 사먹자고 그러던 스톰의 말을 들을것을... 태어나서 한번도 트라이 해본 적 없는 김치담그기를 무슨 깡으로 그렇게 방방 뛰면서까지 꼭 담글거라며 스톰이 뺏어간 배추를 기여코 장바구니에 담았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어젯밤 늦게 찹쌀풀까지 쒀서 담그고 자기는 했는데... 맛은 아직 익지않아서 잘 모르겠고... 오늘은 아침부터 김치 바이러스로 몸이 너무 나른하고 자꾸 누워있고만 싶다.

한국은 태풍권안에 들어있다는데, 나도 이런날은 힘차게 퍼붓는 빗소리나 들으면서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누워 동네 만화가게에서 빌려온 순정만화 몇권을 들척이며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맛있는 김치전이나 먹으면서 백조의 생활을 영유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