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배양 트랜스퍼로 성공한 예쁜 아들이 만 세돌이 되면서 다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작년부터 슬금슬금 들어 올초부터 준비하고 시작했어요. 아들때 하고 남았던 배아는 그 다음해에 두개 넣었지만 안되었구요. 절대로 Stimulation 은 다시 안한다는 생각이 시간이 지나며 이래저래 무뎌지고 무엇보다 남편이 원하는 맘이 크고 해서 엉겁결에 다시 시작한것같아요. 

올해 37이라 물론 지난번때보다는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 늦지는 않았다고 시작했으나, 약을 아주 빵빵하게 쓰시더라구요. 여기서 벌써 4년전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일단 들었구, 10일차에 트리거샷 맞았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엔 약맞는 기간도 좀더 길었어요. 거의 12~13일 Stim 할것처럼 진행되다가 한쪽에서 난자가 너무 잘 안자라서 그냥 잘 자란 애들을 살리려고 11일차에 트리거샷맞았어요. 체취는 생각보다 많이 15개였고 (4년전엔 10개 초반) 3일차에 8개까지 남았으나 다 비실비실하다는 ㅠㅠ 판단에 3일차에 두개 이식했어요. 그 와중에 일단 배아 1개는 5일차까지 살아남아서 냉동시켜놨구요. 

사실 이쁜 우리아들 만들때는 이거에 올인해서 집중해서 했지만, 이번엔 여기에 100% 신경을 써줄수 없다는게 가장 큰 차이였구요. 체취날도 베이비시터를 구하는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피검사하러가기 하루전날 생리가 올것같은 느낌의 살짝 배아픔과 spotting 이 있어서 안됐구나 마음을 굳히고 있었는데 피검사가 양성으로 나와서 오히려 놀랐어요. 하지만 다른 수치가 높지 않아서 에스트로젠 패치를 붙이기 시작했고, 이틀뒤 다시한 피검사에서도 수치가 원하는만큼 오르지 않아 패치를 두개씩 붙여야했어요. 이때부터 느낌은 좋지 않았죠. 다시 이틀뒤 자궁외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를 진행했고, 이때도 사실 빠르면 아기집이 보여야하는 단계였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요. 3일뒤 다시 한 5주차 초음파에서는 아기집이 보였으나 그 후 일주일뒤 다시 한 6주차 초음파에서는 다음단계인 난황이 보이지 않은채로 여전히 아기집만 있어서 실패임이 확실해졌습니다. 

현재 프로제스테론 오일과 패치를 모두 끊고 자연스럽게 배출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구요. 이걸 막연히 기다리는것도 일이네요.. 무사히 깨끗이 정리돼서 d&c까지는 제발 가지 않았음 좋겠어요. 일단 냉동시켜놓은 배아가 하나 남았으니 다 정리되면 정말정정말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이식해보려고 합니다. 

이미 기적같은 아이가 있어, 사실 되면 좋으나 안되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는 자세로 처음부터 시작했고, 하는 과정에서 더욱더 아이가 기특하고 고마웠어요. 사실 이런 의료기술이 없다면 울 아들도 못 만났을테니까요. 다 아는 과정이고 몇번씩 해봤던 거여도 드라마 없는 ivf round 는 정말 없네요. 그래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한 제 자신을 진심으로 칭찬해주고싶구요. ㅎㅎ 모두들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