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친구 한국친구

저는 한국에서 대학까지 다 마치고 직장생활도 6년이다 하다 미국에 온 한국 토종이죠.

 하지만  지금은 한국말 한마디도 못하고 일주일이 지나갈 때가 많을만큼 영어로 생활할수 밖에 없게 됬지요.

자연히 미국 친구들과 교제할 때가 훨씬 더 많아지고 한국 친구들은 공들여 찾아 만나야 합니다.  미국 생활한지 16년이 훌적 넘었는데도 아직도 가끔씩 ‘캬아~이게 미국 친구의 한계야!’라고 느끼거나 한국 친구들에 대한  ‘부담’을 느낄때가 있어요.

물~론 문화차이라기 보다는 사람차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 때가 많아요.

그래도 분명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다른 맛’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대화를 보세요.

미리 꼭 알려 드리고 싶은 것은 아래 대화에 나오는 친구들과 저는 다~ 무척 사이가 좋고,

제가 언급하는 친구들은 다들 인간성이 훌륭한 사람들이라는겁니다.

<어느날 세명이 공유하는 사무실에서의 대화>

Mary:   Let’s go to Starbucks!

             스타박스 가자!

              I am SO done for the day!!

             난 오늘은 요까지만 할래!

EJ:        Well…I’d love to but I’m busy now.

            어….가고싶은데 지금은 바빠서말야

Mary:   You don’t need to come.

             너 안와도 돼.

이친구 Mary는 정말 따뜻하고 착하디 착한 한마디로 인간성 끝내주는 저의 좋은 친구인데요,

저는 이짤막한 대화에서 오랫동안 까먹고 있었던 문화적인 차이를  문득 팍팍 느꼈어요.

한국 친구들 같았으면 좀 기다려 주던가 늘 셋이 같이 가는 별다방이니 지들 둘만 가기 그랬을거 같은데 말이죠. 

집단으로 뭉쳐 노는 한국 문화와 미국의 개인적인 플레이 차이를 잠깐 제가 잊어먹었던지 아니면 그냥 제가 그날 센스티브 하게 느낀건지도 모르죠.

암튼 제가 이걸로 삐진건 아니고 Mary를 두고두고 놀리죠 제가. 

Mary가 저보러 뭐하자고 하면 제가 이렇게 우스개 소리로 말하제 됬어요.

“왜, 나더러 올필요 없다며? ㅋㅋ” 하고요.

그리곤 같이 낄낄댑니다.

<어느날 직장 미팅 후>

Gina: So what do you think of my presentation at the meeting?

          미팅에서 내 프레젠테이션 어땠어?

Mary: Well….I didn’t think I needed to know about those.

            글쎄…..그런 내용 알필요 없는거 같던데.

Gina:  It wasn’t  for you.

           너 들으라고 한 내용 아니야.

          There are others who need that stuff.

          그런게 필요한 사람들도 있어.

          Trust me.

          내말이 맞다니까.

저는 옆에서 이대화를 들으면서 둘다 참 쌀쌀맞게 미국적이라고 느꼈어요.

두친구 다 아~주 친하고 따뜻한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둘다 이대화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구요.

옆에서 조마조마하게 듣는 제가 한국적으로 생각한걸수도 있지요.

직설적으로 거리낌 없이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거,

그리고 서로의 지적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보지 않는게 미국적입니다.

한국사람인 저는 대놓고 그런 얘기 못합니다.

저는 한국사람들 사이에서 직설적인 사람이라는 평을 많이 듣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물론 개인차가 크겟지만 제 경험상 이런게 미국적이라고 느낄때가 많지요.

한편 한국 친구는 또 다른 장단점이 있지요.

미국 친구들은 돈이나 음식에서 나누어지는 정이 없어요.

이것도 물론 개인차가 심하다는 것을 저도 아니 딴지 걸지는 말아주셔요.

아무리 친하고 아무리 자기가 더 나이가 많고 많이 벌어도 미국 친구는 한푼도 더 내지 않습니다.

여러명이 각자 자기가 먹은 것을 따로 내지요. 

어떤 대는 참 정이 없이 느껴지지만 전 사실 이제는 이게 훨씬 편하고 뒤끝없고 좋습니다.

반면 한국 친구를 만날 때는 내가 더 나이가 많으니 내야 하고 내가 먼저 만나자고 했으니 내야하고 내가 더 잘사니 내야 하고 내가 안먹었어도 같이 시켯으니 내야하고 식으로 부담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물론 얻어 먹을 때가 있어서 그때는 좋지요.

하지만 또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잖아요.

제가 최근에 가장 당황스럽게 느꼈던 문화차이는요,

 미국 직장에서 미국사람들이랑 매일 생활하다 그옷 고대로 입고 한국 교회를 갔는데 두명의 여자가 제 셔츠 단추를 너무나 자연스레 직접 잠궈주더군요.

물론 아는 동생들이었지만 첫번째 사람이 잠궈 주길래 살짝 기분 나빠지면서 제가 다시 단추룰 풀렀지요.

맨위에까지 잠그니 답답하잖아요.한여름 텍사스에서.....

근데 글쎄 두번째 동생을 다른 복도에서 만났는데 똑같이 첫단추까지 잠궈 주더라구요 나참! 저 정말 황당했어요 그날.

제가 절대 난잡하게 옷입는 사람은 아니라고 자부하는데 그 더운 날 제 단추가 너무 많이 열려 있다고들 생각 했나봐요.

가슴을 훤히 마구 드러내놓고 다니는 미국 사람들 만 보고 살다가 제가 아마 감각이 없어진 모양이죠.

남편한테 물어보니 박장대소 하면서 '너 너무 야하지 않으니 걱정말라고..... 하지만 넌 한국 사람들한테는 too much' 라네요

제가 그 단추 잠궈진 얘기를 미국 친구들한테 하니 어떻게 그런일이 있을수가 있냐며 넌 단추 더 풀러야 된다네요.

암튼 미국친구랑 놀아서 좋은 점이 있고 한국 친구가 있어서 참 감사할 때가 많습니다.

둘다 있는게 좋지요.

어차피 내맘에 딱 맞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암튼 나이를 먹으면서 보니 친구가 많은 것도 이젠 기운 딸리고 그냥 엑기스같이 한 두어명 있는게 좋겟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화차이보다 생각차이 기호차이가 훨신 더 힘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