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사는 희순이가 딸과함께 한국에 나와서 남편이 있는 고성으로 바로 안가고 우리집으로 온지가 벌써 일주일이 훨씬 넘어간다.
그동안 거제도 근처 고성이라는곳에 거하는 희순의 남편은 우리집으로 와서 희순과 딸을 몇번이나 데리고가서 볼일을 보러 다녔지만 와이프와 딸을 자기가 거하는 숙소로 데려가지는 않았다. 그는 고성이라는데에서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십년동안 로비와 투자를 해서 이제겨우 마을에 도로를 냈다고 한다.
남편의 건축사업이 가장 힘들었던 최근 5년… 희순이가 남편의 도움없이 자녀들 다섯을 뒷바라지 하느라 너무나 초췌해져 있었다.
가지많은 나무 바람잘날 없다는 말이 무엇인지 희순이를 보면 알것같다. 아이들이 모두다 착하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는것이다. 기러기엄마라는 사명하에 미국에서 혼자 여러자녀들을 거느리기란 정말 어렵고도 힘든일이다. 그와중에 영주권까지 십오년동안 안나와서 애를먹이더니 드디어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 남편도 부모님도 만나러 올수있게 된것이다.
그동안 남편이 미국을 드나들었는데 희순이는 영주권취득이 매번 연기되면서 9년만에 한국에 나왔다고 한다. 친정은 전라도 장흥이라고 하는데 오빠들에게 연락을했더니, 지금은 모내기가 한창이라 바쁜시기가 끝나고 오라고 했다한다. 차마 한국에 벌써 나와있다고 알리지 못한모양이다. 그렇다고 몸도 안좋은데 무작정 친정에가서 농사일을 도와줄만큼의 체력이 이제 희순이에겐 없는 모양이다. 더군다나 딸 정희가 있지않은가…
내가 한국에 있어서 희순이가 편하게 머물곳이 있다는게 너무 다행이다. 내마음만큼 희순이 모녀가 우리집이 편했으면 좋겠다.
전주 여행을 한지 얼마안되어 희순이가 우리집에 왔는데 이번엔 희순이 모녀와 같이 경주를 여행했다. 지인한분이 시간을 내서 우리를 데려가주셨다.
경주에도 전주처럼 한옥마을이 있었고 이번엔 희순이와 그의 딸 정희 그리고 운전을 하고 같이 가준 지인(미숙언니)그렇게 셋 모두 나와함께 개량한복을 입었다.
내가 당근마켙에서 사서 모아놓은 여러벌의 개량한복을 보여주며 입자고했을때 미숙언니와 희순 모녀는 펄쩍펄쩍 뛰면서까지 너무 좋아했다. 그도그럴것이 색상이나 사이즈 길이까지 모든 구비가 완벽했기 때문이다. 딸과함께 입으려고 내사이즈부터 딸사이즈의 여러색상들을 거의 일년간 당근마켙을 통해 사서 모았던 것이다. 희순의 딸 정희가 우리딸과 같은 사이즈임으로 딸아이의 사이즈가 너무 잘 맞고 이뻤다. 그날의 정희는 너무 사랑스러웠고 나는 그한복을 정희에게 선물로 주었다.
만일 그들이 챙피하다… 불편하다… 귀찮다… 덥다… 를 외치며 불평을 했더라면 아마도 나혼자라도 입었을것이겠지만 너무나 좋아하며 모두가 함박웃음을 짓는통에 내가 오히려 멋쩍었다.
서울의 여러궁들도 그렇지만 경주나 전주같은 한옥마을들을 가다보면 한복대여점이 아주 많다. 그런데 거의 모든 대여점들이 제공하는 한복들은 모양이나 색상이나 스타일이 다 똑같다. 아마도 대량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는것 들 이라서 그런가보다. 천도 매우 더워보이고 쓸데없이 반짝이가 많으며 구겨지고 더럽고 이루 말로는 표현을 할수가 없다. 그런 교복과도 같은 단체복의 한복들은 수학여행온 학생들이나 젊음으로 입어야 이쁘지 우리같은 나이많은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몸따로 얼굴따로 옷따로 놀기때문에 내가 제공한 개량한복은 우리 모두가 입기에 매우 적절했다. . 전주 한옥마을에 가서 알게된 그러한 사실이 우리의 경주여행에 조미료를 치듯 시원하고 편한 개량한복은 그날의 꽃이었다.
우리는 전기카트 를 빌려서 황리단길을 구경했고 최씨라는 성을 가진 부자가 살았던 큰 한옥도 볼수 있었다.
전기카트가 전주에서처럼 한시간에 3만원이었는데 장사가 안됐는지 친절한 사장님은 우리에게 같은 돈으로 두시간을 타게 선심을 써주셨다. 인증샷까지 찍어주시며 친절하게 도와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첨성대가 있는곳의 양귀비 꽃밭까지 카트를 타고가서 선덕여왕 퍼레이드까지 구경할수 있었다.
하와이에서온 희순이가 운전하는 전동 미니카트안에서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며 행복했다. 맞은편의 외국인들이 운전하는 전동카트를 만나면 삑삑 경적을 울리며 손을 흔들어댔다.
그런데 우리가 당연히 목요일 티켓이라고 알고있었던 티켓은 목요일 티켓이 아니었다. 금요일 티켓이었던것이다. 분명히 6/7이라고 날짜가 써있었는데도 우리는 누구하나 그티켓 3장이 금요일티켓일거라고 의심을 안했다. 어디서부터 착각을 일으켰는지 모르겠으나 부산역 직원이 기계를 통해 티켓 사는것을 도와주면서 아마도 뭔가 의사소통에 착오가 있었던듯하다. 티켓에 적힌 날짜를 제대로 확인도 안한 우리의 탓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우리는 금요일 티켓을 가지고 목요일에 같은 시간대 같은 번호 기차에 올라타서는 우리와 같은 번호의 좌석티켓을 가진 사람들과 혼돈을 빚어냈다. 서로가 이상하다!! 정말 이상하네?!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거 우리 자린데요? 하면서 수선을 피워댄것이다. 결국 오늘 날짜를 핸드폰으로 확인을 하니 6/7은 목요일이 아닌 금요일 이었던 것을 알고는 급하게 열차가 떠나기 3분전에 죄송하다는말을 내뱉으며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내리면서 그 사건은 마무리 되었고 날짜를 착각하고 올라타서 어수선하게 만든 우리세사람을 열차안에서 내려다보고 있을 그들과 눈도 못마주치고 기차와 함께 떠나는 그들을 본의아니게 배웅해주는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
희순이가 말했다. 언니 우리가 늙어서 그래…ㅠㅠ 정말 해프닝도 그런 해프닝이 없었지만 다행히 우리는 한시간후에 서울로 떠나는 다른 티켓으로 바꿔서 타면서 서울행을 감행했다. 평일이어서 가능했던 티켓 구매였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까지 생각이 났다. ㅎ
우리가 서울로 온이유는 물론 열다섯살인 희순의 딸에게 서울 구경을 시켜주기위함도 있지만 그것보다 우선은 희순이의 치과 예약이 있어서이기도하고 나또한 만날 사람이 있어서였다.
내가 미국에서 먹기시작한 죽염… 그죽염을 만드는분을 만나기로 해서이다. 약선식을 연구하는 분으로서 몸의 골격을 보고 맥을 짚어 우리 각자가 무엇을 먹어야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먹지말아야 건강하게 살지를 알려준다고한다.
그분은 이미 부산으로 나에게 염도 측정기를 보내주셨다. 정상적인 몸의 염도 수치가 0.9~1.5%라고 한다. 소변을 통해서 측정을 하는데 나의 첫 측정수치가 0.3% 였던것에 경악을 금치못했다. 그분이 파킨슨병에 걸린 70대 환자가 0.2% 인것을 보았다고 했다. 난 내가 몸에 염분의 부족으로 인한 염증들이 너무나 많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또한 나에게 알려주었다. 현미가 안맞는체질의 사람이 발효한 현미가 좋다하여 십년을 먹고는 눈이 멀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맞는음식 안맞는 음식이 있을것이다. 난 이제부터 그것을 가려내고 내몸에 맞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염증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서 이노력을 하고 있는것이다.
오일 풀링을 한국에 와서 여행다니느라 한달이상 못하고 있지만 다시금 슬금슬금 올라오던 아토피는 웬지 사라져버렸다. 소금때문일까… 요즘나는 내몸. 내건강을 위해서 무단히도 고민하고 애를쓰고있다. 아픈게 싫고 아파서 옆사람에게 누를 끼치기가 죽기보다 싫기 때문이다. 갱년기를 잘 이겨내고 조용히 지나가고싶은 나의 간절함이기도 하다. 그래서 약선식 건강법 강의를 듣는일은 정말 기대가 됐다. 희순모녀와 우리는 우선 강의를 듣기로한 신림동 삼모 빌딩 지하에 있는 찜질방에서 밤을 보내기로 했다. 같은빌딩 12층에서 강의를 듣기로 했기때문이다.
오랜만에 바디 스크럽을 받았다. 팁도 없이 20.000원이라니…. 미국과 비교하면 터무니 없이 싼가격이다. 정말 행복했다.
희순의 모녀는 탕안에 들어가면서부턴 나와 마주치기를 꺼려하는 눈치였다. 딸아이가 사춘기나이에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난 혼자서 대충 씻고 나와 여성 수면실로 올라가 잠을 청하고 새벽에 일찌감치 탕으로가서 스크럽 서비스도 받고 상쾌한 아침을 맞고 나왔다.
밖에는 보슬보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그 비는 그날에 있을 우리의 힘겨운 일들을 미리 예고라도 하듯 기분나쁘게 느껴졌다. 차마 예상못했던 그날의 일들….
0
쪽지
Back
목록
Top